우리는 왜 달성해야할 목표를 갖지 못하는가?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컨셉의 제품을 고민할 때 잘되지 않았던 경우를 생각해보면, 항상 설정된 목표에 대해 안되는 이유만을 찾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제가 관찰했던 결과가 안좋았던 사례들은 항상 패턴이 동일했습니다.
처음 목표가 설정되면, 여러 이유들로 그 목표가 잘 못되었다고 합니다. 그에 대한 객관적인 실험과 데이터는 없습니다. 🤷♂️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의 범위 내에서 사고를 하기 때문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업무나 구현 방향성을 만나게 되면 거부감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이렇게 하지 않았다로 시작해서, 자신들이 경험 했던 비슷한(하지만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나 구현 방식을 고집합니다.
가상의 예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100명의 유저가 동시에 A라는 동작을 했을 때 경쟁사 대비 평균 성능 2배를 내려면 B를 만들어야 한다. 라는 목표가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경쟁사 대비 동일한 동작을 2배의 성능으로 제공할 수 있으면 당연히 경쟁에서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이 목표를 달성 해야 할 것입니다. 🤩
결과가 좋지 않았던 대부분의 과제에서는 패턴이 이렇게 흘러갑니다.
“경쟁사 대비 성능을 2배를 꼭 해야 하나요? 그냥 가격을 1/2로 하면 되지 않아요?”
“경쟁사 대비 성능 2배가 현실성이 있나요?”
🫢
두 가지 패턴 모두 판단을 위해 선행되어야할 부분들이 모두 스킵되거나 간소화되고 결론으로 점프합니다. 목표에 대한 문제와 해결책에 대한 이해가 낮기 때문에 그것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해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단지 기존의 경험에 투영해 보거나, 적당히 생각해 보는 것으로 대신하고 바로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문제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 수가 없죠.
하지만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해가 낮은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목표에 대한 해석이 맞다는 것을 어떻게든 증명하고자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가치를 보전받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목표를 깎아 내리고, 달성하지 못하는 방법들만을 생각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고나면, 경쟁사와 동일한 성능을 내는, 시장에서 그저 그런 평가를 받는 제품이 탄생하게 됩니다. 🫠
경쟁사 역시 동일한 판단을 해서 2배의 성능을 내는 제품을 가져 오지 않는다면 운이 좋은 거겠죠. 🤣
반대로 결과가 좋았던 과제에서는 패턴이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경쟁사 대비 성능을 2배로 하는 방법들에 대해서 연구합니다.
각 항목들이 낼 수 있는 이론적인 최대치를 계산합니다. 병목 지점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여러 각도로 생각해서 만들어 냅니다.
도출해 낸 방법들을 개발 및 적용하기 위해서 난관이 있는 경우, 그것을 다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생각합니다.
이 문제점의 해결 방안이 현재 기술력으로 불가능한 수준인지를 판단합니다. 개발 일정상 가능한지, 개발 인력 리소스로 가능한지 판단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잘 도출되면, 우리가 가진 일정과 리소스, 기술로 달성할 수 있는 실제 목표가 얼마인지 도출되죠. 그것이 2배 일 수도 1.7배 일수도 떄로는 3배일 수도 있었습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목표라면 이 때 수정하면 앨런 튜링이 살아 돌아와도 이건 안돼!라고 하면 1.7배로 가면 됩니다. 반대로 결과를 따져보았더니 2배가 아니라 4배를 낼 수 있으면 4배를 달성하고 소리질러 외치면 됩니다. 개꿀! 🤩
저는 이러한 두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해당 도메인에 대한 기술적 이해의 성숙도 뿐 아니라 <목표에 대한 접근 방식의 차이>가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술적으로 굉장한 실력을 갖는 인력들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지 못했는가도 여러 번 관찰해 봤거든요. 오히려 기술적 역량이 부족했지만 목표에 대한 접근 방식의 차이로 과제가 진행되면서 기술에 대한 실력과 이해도가 향상되는 인력들도 보았습니다. 이렇게 목표에 대한 접근방식이 전혀 다른 두 타입의 아키텍트 및 리더가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가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가도 생생히 봤습니다.
달성해야만 하는,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을 때, 그것을 어떻게 해야 달성할 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고민만을 하기에도 시간과 리소스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이것을 달성할 수 없는 이유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럼 그것을 해결하는데 시간을 써야합니다. 그래야 다음 레벨로, 스테이지로 갈 수 있게 되겠죠. 다음 레벨로 가는 기술을 개발할 것인지, 적당히 목표를 하향 조정해서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고만고만한 것을 개발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
전 그 선택이 우리가 달성해야할 목표를 갖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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