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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은 왜 힘든가? 왜 잘되지 않는가?

임로켓 2025. 2. 1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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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미뤄뒀던 "신사업이 왜 힘든가 - 왜 잘 되지 않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다른 회사들이 실패했던 이야기들과, 제가 경험했던 부분을 생각해 보면 크게 3가지 측면이 있었습니다.

 

먼저 조직 구조 자체의 문제입니다.

기존에 A사업을 잘하고 있던 팀 내에, B사업을 하기 위한 조직을 새로 꾸리면, 기존 사업 부서와 목표가 충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따라 경영진의 (확실한)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직 전체의 기존 미션과 새 팀의 미션이 엇나가게 됩니다. 유명한 코닥의 이야기는 아실 것입니다. 세계 최초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하고서도, 기존 필름 사업에 영향을 줄까 봐 이 혁신을 추진하지 않고, 힘든 시기를 겪게 되죠. 블럭버스터 이야기도 유사합니다. 넷플릭스의 도전에 따라 온라인 사업에 참여하지만, 전통 방식의 사업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 조직 내 갈등으로부터 시작하여 결국 파산했죠.

 

결국, 기존 조직의 적극적인 지지와 합의 없이는 새 조직이 내 놓는 아이디어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음으로는 문화의 문제입니다.

성공을 해왔던 기업일 수록,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마련이죠. 하지만 반대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큽니다. 결국 이 두려움과 기존 문화, 그리고 성향이 새로운 시도에 대해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됩니다. 이러한 사례는 차고 넘치죠. 노키아가 어떻게 몰락했는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스마트폰 초기에 기술을 확보하고도 우린 하드웨어 명가야! 하드웨어에 집중해야지! 급격한 소프트웨어 변화는 사용자들이 싫어할 거야! 라며 소프트웨어 혁신을 반대하면서 기존 성공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변화를 두려워하다가 침몰했습니다. 블랙베리폰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으시죠? 터치스크린과 앱 생태계 개방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강점. 물리키보드.. 에 집착한 결과 함께 침몰합니다.

 

맞습니다. 조직 문화와 사람들의 태도가 새로운 사업의, 혁신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 기존 방식만 고집하는 분위기에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이를 성숙하게 만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장 감각의 부족 및 느린 실행력입니다.

큰 조직일수록 의사결정과 개발 프로세스가 느리고 복잡해집니다. 그리고 이전에 제가 쓴 "빅마우스" 글에서처럼 말로 일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록 의사 결정이 오래 걸리고 개발 프로세스는 점점 느려집니다. 혁신 조직을 꾸렸어도, 아이디어를 실행해 보고 이를 버릴지 말지 결정하는 것 자체가 검토에 검토, 보고에 보고를 하느라 속도가 매우 느려집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시장에 대한 눈과 귀가 닫혀있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라면 고객이 진정 원하는지 빠르게 검증받는 과정이 필수인데, 큰 조직의 내부 프로젝트는 종종 사내 시각으로만 개발됩니다. 그 조직을 구성하는 구성원들 자체적으로 내는 아이디어만으로 신규 사업을 시도하는 것이죠.  책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방법론을 써보려는 시도들은 하지만 정작 잠재 고객이나 외부 파트너와 제대로 소통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 수요와 동떨어진 제품이 나오게 되고 고객의 잉? 모멘트만 생기게 되는 것이죠. 어둠 속에서 제품을 개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면서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도태됩니다.

 

기가 막히게 멋진 아이디어를 내는 팀도 조직 구조, 사람과 문화, 개발 방식과 시장 대응 같은 벽에 부딪히면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코닥, 노키아, 제록스, 블랙베리, 블럭버스터.

 

기존 돈을 벌고 있는 핵심 사업에만 매달려 내부 혁신을 외면하거나, 관성에 젖어 외부 변화에 둔감하면 시류를 놓치게 됩니다. 결국 혁신은 별도의 “방”을 만든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며, 기존 조직과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문화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외부 흐름을 빠르게 센싱하고 적응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부 이해관계자 모두가 미래 비전에 공감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민첩한 문화로 무장해야 새로운 사업이 싹을 잘 틔우고 다시 또 하나의 큰 나무가 될 수 있겠죠.

 

역사는 항상 반복된다고 하는데, 이제 AI의 힘에 의해 역사가 반복되는 그 속도와 크기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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