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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썩은 사과 2탄. 빅마우스

임로켓 2025. 1. 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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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R&R을 따지는 놈이 범인?" 편에서 조직 문화를 해치는 썩은 사과를 한 번 찾아봤습니다. 여러 분들의 의견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범인 맞나요? 🧐

오늘은 조직 문화를 해치는 범인을 또 한 번 찾아보려고 합니다. 조직을 보면 자신의 의견을 (그것이 부정적인 것일수록 더욱 크고) 당당하게 제시하고, 이 의견에 대해 사람들에게 동조를 구하면서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을 "빅 마우스"라고 부릅니다.

이 빅 마우스들의 주변에는 대부분 조직의 방향에 불만이 좀 있더라도 순응하는 어린양들이 주로 존재하죠. 그래서 빅 마우스는 이들의 의견을 조직의 상부에 대리 표출해 주는 역할을 맡으면서, 어린양들로부터는 지지를 받고 조직의 리더 계층으로부터는 신임을 얻게 됩니다. 조직 내 리더들은 어린양들의 생각을 잘 알고 싶지만 어린양들은 생각을 잘 표출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조직 내 소통의 방식이 투명하지 않거나, 원활하지 않을수록 이 빅 마우스들의 발언이 힘을 얻게 됩니다.

[빅 마우스도 사람]
빅 마우스들은 이렇듯이 조직 내의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직의 허리에 위치하면서 위와 아래의 신임을 모두 얻게 되고, 조직 내 소통을 원활하게 만드는 등 좋은 의미로만 움직인다면 조직 내 필요한 존재일 것입니다만, 빅 마우스도 사람입니다. 본인의 발언권이 조직 내에서 점점 세지면서 이들은 조직 내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는 미명아래 자신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그리고 어린양들을 대변한다면서 사실은 "자신에게 이득이 있을 것들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크게 내죠.

이들이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는 활동 때문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익이 커지는 방향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죠. 뿐만 아니라내 이익뿐 아니라 내 그룹의 이익이 커지도록요. 그런데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 목소리가 마치 "모든 or 다수의" 어린양들로부터 온 것인 양 리더들을 속이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래서 정작 필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간에 잘 못된 의사결정을 하게 되어, 특정 인원 또는 그룹에만 이득이 가는 정책이 시행되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골든 타임을 놓치면서 (이득을 보지 못한, 다수의) 어린양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죠.
"이놈의 회사는 바뀌는 것이 없어 🤬"

[빅 마우스가 싫어하는 것]
이런 빅 마우스, 경험해 보신 적 있지 않으신가요? 제가 관찰해 본 대 부분의 조직에는 이런 빅 마우스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어린양들을 대변하는 역할에 충실했던 빅 마우스들도 있었고, 변질된 빅 마우스들도 많았죠. 아마 많은 분들이 경험해 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빅 마우스가 싫어하는 것이 어떤 것인 지 아십니까? 극도로 싫어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목소리의 힘이 없어지는 순간"입니다.

조직 내 소통이 매우 투명하여 모든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이 가감 없이 표현되고, 이에 대한 정책 결정의 조건들을 모두가 확인해 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빅 마우스가 필요한가요? 네, 맞습니다. 물론 그렇게 투명할 수 없겠죠. 하지만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모든 조직원들이 참여하는 익명 서베이를 이용하면 평소 리더 계층에 들려오던 목소리가 한두 명의 빅 마우스의 거짓된 대리 의견인지, 아니면 전체 어린양들의 의견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빅 마우스가 싫어하는 것은,  "다른 빅 마우스(가 될 것 같은 사람)의 출현"입니다.

빅 마우스는 자신이 이들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주위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길 좋아합니다. 자신의 (안에 어린양이 가득찬)보물 주머니를 꼭 껴안고 있죠. 그런데 다른 빅 마우스가 와서 내 보물 주머니에서 보물을 꺼내간다? 빅 마우스에게는 참을 수 없는 일입니다. 자신이 그동안 구축해 왔던 것들을 빼앗길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이들은 처음에는 연대를 할 수 있는 상대 인지, 즉 자신이 상대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것으로 합의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합의가 불발될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극딜을 시작합니다.

어떤 식으로 공격할지 감이 오십니까? 빅 마우스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죠. 늘 하던 방식대로 어린양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리더 계층에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누구 님 때문에 조직 문화가 나빠졌어요, 사람들이 힘들어해요"
🤷🏻‍♂️ 진짜일까요?

정말 큰 문제는 빅 마우스의 이 세력 지키기 때문에, 신규로 조인한 리더십이 있는 인력들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탈하게 됩니다. 그래서 조직에 새로운 문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기존의 문제는 개선되지 못한 채로 빅 마우스에 빨대가 꼽혀 소멸해갈 날만 기다리게 되는 것이죠.

빅 마우스.
조직 문화를 해치는 썩은 사과 맞나요? 전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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